<사람들> KBS 전국노래자랑 우승 외국인
방글라데시인 칸 씨 "태진아 '선배님'이 최고"(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트로트의 꺾는 대목, 예컨대 '아리 아리~~ 동동'하는 부분을 잘 소화해서 심사위원단이 트로트의 맛을 안다고 여겼나 봅니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한국에 와 14년째 사는 칸(무하메드 아사드 자만 칸.35) 씨는 지난 19일에 녹화한 KBS의 전국노래자랑에서 주간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25일 수상 비결을 두고 전화 통화중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요 '멋진 인생'의 첫 대목을 불러주며 "노래를 자꾸 부르다 보니 더욱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방송 30년째인 KBS의 전국노래자랑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최우수상자는 그가 처음이다. 지난 5월 필리핀인이 수상하기도 했지만, 관광객으로 잠시 방문한 자격이었다고 전국노래자랑 측은 설명했다.
칸씨는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바로 "태진아 선배님"이라고 답하며 "면식이 없지만 이곳에서 10년 넘게 살아 이제 한국인이 다 됐으니 '선배님'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겠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트로트에 빠져든 계기를 두고 "2001년 태진아 선배님의 '동반자'를 듣고 단번에 반했다. 일하며 노래를 부르다 보면 한국인 동료 여럿이 따라 불러 합창이 되곤 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가장 아끼는 애창곡으로는 조항조의 '만약에'를 꼽았다.
이어 "트로트는 부를수록 빠져든다"며 "방글라데시에도 트로트와 비슷한 음악이 있어 덕분에 쉽게 친숙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트로트에는 자신이 있어 연습도 하지 않고 그냥 나갔다"며 "무슨 상을 받아도 하나는 받겠다 싶을 정도의 자신감 덕분에 최고상이라는 의외의 성과를 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충북 음성에서 건축일을 하는 그는 3년 전 결혼해 그 이듬해 귀화를 신청했다. "상금으로 받은 상품권 100만 원은 동료와 가족, 음성군민 등과 밥 한끼 같이 먹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호섭 전국노래자랑 피디는 "칸 씨가 음정이나 박자 등 기본을 갖췄고, 듣기로만 한다면 한국인이다 싶을 정도로 정확한 발음으로 가사를 전했다"며 "가사의 뜻을 알아 감정을 실어 노래해 호평을 받은 데다 격려의 뜻도 담았다"고 말했다. 칸씨가 출연한 음성군 편은 11월 1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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