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 잇단 성추문에 '몸살'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한나라당이 지도부의 잇단 성희롱 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지난 22일 서민 행보의 일환으로 중증장애아동시설인 서울 후암동 '영락애니아의 집'을 방문한 후 동행한 여기자 3명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요즘 룸(살롱)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더라"는 성희롱성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동석했던 한 당직자도 "여기 앉아있는 기자분들은 성형을 하나도 안 해도 되겠네. (성형) 했어요?"라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발언은 지난달 연평도 피격 현장에서 보온병을 포탄으로 착각하는 실수를 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져 당 대표로서의 지도력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됐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직전 당 대표였던 정몽준 전 대표는 '여기자 성희롱' 논란으로 곤욕을 겪었고 강재섭 전 대표 역시 '강안 남자'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정 전 대표는 2008년 18대 총선 유세과정에서 취재를 하던 여기자의 뺨을 만져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공식 사과까지 했다.
당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던 정 전 대표는 4월2일 사당동 유세를 마친 후 한 여기자로부터 뉴타운 공약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 대신 손으로 기자의 뺨을 톡톡 건드린 후 자리를 떴다.
정 전 대표는 이 사건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자 이튿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피곤한 상태에서 김 기자의 오른쪽 뺨을 두 번 건드려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의 전임인 강재섭 전 대표는 2007년 1월 기자들과 신년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모 일간지에 연재됐던 소설 '강안 남자'를 거론하며 "조철봉(소설 '강안남자'의 주인공)이 요즘 왜 섹스를 안하느냐. 요즘 너무 안 하더라. 예전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하던데"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강 전 대표는 당시 한 기자가 "여기자도 있는데 너무 강한 발언이 아니냐"라고 지적하자, "그래도 한 번은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너무 안 하면 흐물흐물 낙지와 같아진다"라고 원색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실언 다음날 대변인을 통해 "경위를 불문하고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물의를 빚은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최연희 전 사무총장은 2006년 한 언론사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여기자를 껴안는 등 성추행해 법적 소송에까지 휘말렸다. 최 전 총장은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결국 탈당했다.
한나라당의 성추문은 당 지도부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강용석 의원이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해 당에서 제명당했다.
이경재 의원은 2003년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석을 점거한 김희선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을 겨냥, "남의 집 여자가 우리 집 안방에 들어와 있으면 날 좀 주물러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고 박계동 전 의원은 2006년 술집 여종업원을 성추행, 구설에 올랐었다.
이명박 대통령조차도 성희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대통령은 2007년 8월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이 서비스도 좋다"는 이른바 '마사지걸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고 결국 "내가 아니라 45년 전 선배가 한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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